맛집탐방/스시 record

[시즈오카 스시 오마카세 추천] 나만 알고 싶은 로컬 맛집 쿠루마스시

Seocoong 2023. 7. 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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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 스시 오마카세 추천] 나만 알고 싶은 로컬 맛집 쿠루마스시

[시즈오카 스시바 추천] [시즈오카 스시맛집 추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친절한 마스터와 상냥하신 사모님이 운영하는 로컬 스시집 재방문의사 100!

 

- 세줄 요약 -

가성비 :  5점 / 5점

베스트 : 가쓰오 "참치의 주요 산지인 시즈오카에서 참치를 이긴 가다랑어"

워스트 : 시라스 "굳이 뽑은 워스트로 시라스 첫 경험이었는데 생각보다 짜다"

 

지난 5월에 다녀온 일본인데 현생이 워낙 바빴던 탓에 여름휴가를 떠나서 호텔에서 드디어 밀린 글을 하나씩 써보려고 한다.

짧게 다녀왔던 탓에 일정이 굉장히 타이트하고 비도 내려서 나가기가 싫었지만 스시는 먹고 돌아가야겠다는 의지로 구글맵을 켜고 찾다가 평점도 높은데 가격도 굉장히 저렴해서 바로 우산을 들고나갔었다.

 

바로 구글맵의 안내를 따라서 호텔에서 20분을 걸어서 도착한 가게의 외관은 2층은 가정집 같고 1층은 업장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스터랑 옆자리 직장인들 노신사분들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위에는 가정집인지 물어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테이블 4개와 다찌에는 6명이 앉을 수 있는 조그마한 가게였는데 도착해서 문을 열자 마스터가 약간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혼자냐고 물어봤고 테이블은 1개 남아있는데 예약이 되어있다고 그러고는 잠시 들어가서 다찌 중간에 한자리가 남았는지 노신사분들에게 "혼자 왔다는데 합석 괜찮으신가요?"라고 물어봤고 괜찮다고 하셔서 합석하게 되었다.

 

다찌에서 바라본 주방모습은 쇼케이스에 네타가 쫙 깔려서 진짜 현지의 스시바 느낌 그 자체라 너무 좋았고 친절한 마스터와 사모님 양옆자리 분들과 대화를 나누랴 음식을 즐기랴 정신없다가 중간에 테이블 사진을 안 찍었네 하고 찍었더랬다.

 

마스터는 코스 가격 3,000엔이라고 설명을 해주었고 음료는 뭐로 할 거냐고 해서 시원한 생맥주 주문했더니 없다고 대신 병맥주를 준비해 줬는데 비를 뚫고 20분을 걸었더니 너무 시원했다.

 

첫 번째로 나온 츠마미는 시즈오카의 명물인 시라스였다.

시라스는 정어리과 치어들을 의미하는데 벚꽃새우와 더불어서 시즈오카의 명물 중 하나로 밥반찬이나 술안주로 주로 먹는다고 한다.

옆에 앉아있던 노신사분이 시라스 아냐고 하시면서 간장 넣고 잘 섞어서 먹어보라길래 간장 조금에 섞어서 먹어봤는데 살짝 짭조름한 멸치를 생으로 먹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로 나온 츠마미는 생양파 위에 가쓰오부시를 뿌려서 내주었는데 간장을 살짝 뿌려서 먹으라고 알려주셨다.

이렇게도 먹는구나 하고 호기심반 가격이 가격이니 이런 건가 하는 생각 반으로 간장을 살짝 올리고 입으로 직행했다.

의외로 양파의 알싸함을 가쓰오부시의 고소함이 잡아주고 달달한 간장으로 이어지는 맛이었고 이런 단순한 요리도 술과 어울릴 수가 있구나 하면서 웃었더랬다.

 

세 번째로는 교꾸가 나왔다.

앞에 보이는 쇼케이스에서 큰 덩어리를 꺼내시더니 슥슥 잘라서 내어주었는데, 비스듬하게 잘라서 내어놓은 것도 처음 보았고 차갑게 내어주는 것도 코스 초반에 나오는 것도 신기했다.

따뜻해야 맛있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차가운데도 빵처럼 된 게 아닌 카스테라 느낌으로 녹아 없어지면서 달달한 맛이었다.

 

네 번째가 니기리의 시작이었는데 시작부터 참치 속살을 내어주셨다.

보통 일반적인 시작은 흰살생선에서 붉은 살생선 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내 편견을 깨부수면서 코스가 진행됐다.

샤리는 초의 간이 강하지 않으면서 풀림은 조금 아쉬웠지만, 역시 참치의 최대 산지 중에 하나인 지역인 만큼 네타의 퀄리티는 이 가격에 누릴 수 있는 퀄리티는 아득히 넘어서서 첫 피스부터 리뷰는 생각 안 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다섯 번째는 아오리이까, 무늬오징어 아래에 시소를 받쳐서 내어주셨다.

두족류를 안 좋아해서 그러려니 하고 입에 넣었는데 유자의 향이 살짝 스쳐 지나가고 오징어 특유의 식감이 느껴진 다음에 바로 시소향이 강하게 치고 올라왔다.

두족류가 워낙 식감에 올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피스는 향이 더해져서 나쁘지 않았다.

 

여섯 번째로 나온 광어, 사진 찍으랴 술 마시랴 바쁜 와중에 아직 이전에 나온 피스도 먹지 못했는데 내어주셨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유독 두툼하게 썰어서 올려주셨던데 숙성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두툼하다 보니 식감이 더해져서 좋았다.

 

일곱 번째로 나온 피스는 문어였다. 

살짝 데쳐서 올려주셨는데 전혀 안질기고 비린 맛도 없고 살짝의 단맛이 올라와서 두족류를 안 좋아해도 술안주로 맛있게 먹었다.

 

여덟 번째 피스는 가쓰오, 가다랑어가 나왔는데 이 날의 베스트 피스였다.

너무 즐기면서 정신없이 먹다 보니 사진도 안 찍고 입으로 직행해서 옆자리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촬영을 했다.

기름짐이 생각보다 덜 해 보이게 나왔는데 입에 넣자마자 고소한 기름과 함께 녹아내리고 느끼함을 실파와 와사비가 잡아주었다.

이 날 참치도 좋았지만 참치보다 기름짐과 가쓰오 특유의 향이 너무 좋아서 한 피스 더 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아홉 번째로 나온 사쿠라에비, 앞서 나왔던 시라스와 함께 시즈오카 지역의 명물인 벚꽃새우가 나왔다.

벚꽃새우 치고는 사이즈가 있는 편이라서 네타로 한 마리만 올려주신 듯한데 저 작은 새우가 새우향과 단맛이 올라와서 놀랐지만, 입을 꽉 채워주지 못한 네타 사이즈 때문에 베스트에서 2번째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

이 피스를 내어주면서 먹어보고 맛있으면 우마이~ 좀 하면서 먹으라고 하셔서 먹고 나서 우마~~이데스요 하면서 웃어줬더랬다. 

 

코스 중간쯤 되니 다들 술이 제법 들어갔고 옆 자리에서 누루깡을 주문했다.

뜨겁게가 아닌 미지근하게 덥힌 사케를 의미하는데 마스터가 누루깡이 뭔지 아냐면서 설명해주려고 하시길래 난 사케는 역시 시원하게 마셔야지 좋다고 했는데도 권하시길래 한번 주문해 봤다.

보통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는 경우에는 카라구치, 단 맛보다는 살짝 쓴 맛이 올라오는 사케를 사용한다.

카라구치 사케의 특유의 쓴 맛이 싫어서 즐기지 않는 편인데, 데우니까 생각보다 쓴 맛이 줄어들어서 괜찮게 마셨다.

다만, 더 빨리 취기가 올라오는 거처럼 느껴졌다.

 

열 번째로 나온 구루마에비, 이 가격에 이렇게 실한 구루마에비라니 감탄하며 입에 넣었고 입을 꽉 채우는 크기 덕분에 입 안 가득 새우향으로 가득 차서 대만족 했던 피스였다.

 

열한 번째와 열두 번째 피스, 두 피스가 같이 있는 이유는 마스터와 옆자리 손님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쌓여버렸다. 왼쪽은 명란을 올린 군함마끼, 오른쪽은 오이와 야채 무침을 올린 군함마끼였다.

명란은 역시 짭짤해서 술안주로는 딱 이었고 옆에는 약간 일본식 된장향이 살짝 올라오는 마요네즈 샐러드를 먹는 느낌이었다. 

 

열세 번째로는 오징어튀김과 오뎅튀김이 나왔다. 

레몬을 살짝 뿌려서 먹으니 바삭함 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의 튀김옷과 레몬의 향이 혀를 기분 좋게 감싸주었다.

 

열네 번째로는 연어알 군함마끼가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연어알이 터지면서 나는 그 살짝 비릿한 향이 싫어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터져도 단 맛이 올라와서 만족한 피스였다.

 

열다섯 번째 피스로 나온 대게, 이 가격에 정말 이게 가능한 건가 싶었던 피스 갑각류 특유의 향이 진하게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처음 스시로 접하는 네타라서 이 또한 만족스러웠다.

 

열여섯 번째로는 참치 대뱃살 오도로가 나왔다.

기름짐은 생각보다 좀 덜했지만 녹아 없어지는 식감은 최고였다. 

아쉬운 점은 소금을 좀만 올려서 먹었다면 좀 더 만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열일곱 번째로 나온 피스는 코하다, 전어를 내어주셨다.

일본에서 전어는 현재 전 세계 1대 장인 스시 스기타 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나와서 좀 의외였다.

전어 특유의 비린향과 멸치맛이 같이 느껴져서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피스였다.

 

열여덟 번째로 나온 호타테, 가리비가 나왔다.

스시 네타로 나오는 조개류를 썩 반가워하지 않는 편인데 진짜 비린향이 하나도 없이 녹아서 사라져 버려서 참 이래서 네타의 상태와 다루는 사람이 중요하구나 싶었다.

 

열아홉 번째로 나온 네기도로 마끼, 참치김밥이 나왔다.

마스터가 이 피스를 올려주시면서 더 먹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맘 같아서는 더 먹고 싶었지만 이미 너무 많은 피스와 맥주 두병 도쿠리 한 병을 마셨기에 배가 터질 거 같았기에 너무 배부르다고 답했다.

이때 좀 더 먹을 수 있다고 했으면 아마 더 내어주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 먹어가니 나온 시즈오카의 또 다른 명물 녹차를 뜨겁게 내어주셨다.

기름진 생선을 잔뜩 먹었으니 녹차를 마시면서 소화도 되고 술도 깨라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사모님께서 스이모노로 미소장국을 내어주셨다.

생선뼈와 조개로 육수를 낸 건지 진짜 해장이 되는 시원한 국물이었다.

 

뒷 테이블 손님들은 판초밥으로 해서 서빙해주셨다.

이 여행에서 가장 큰 수확이 이 식당이었는데, 일본어를 좀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 동기가 생긴 느낌이고 다시 돌아가고 싶을 만큼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주신 마스터와 사모님 그리고 옆자리 손님(마스터 장인어른)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배운 점이 참 많았지만, 고독을 아무리 즐길 줄 안다고 해도 대화상대가 없는 건 약간 적적했었는데, 예약 없이 방문한 외국인을 친절하게 맞이해 주시고 피스마다 설명도 해주시고 내가 이해 못 하는 부분은 영어로 생각해 내셔서 설명해 주시고 옆자리 손님들도 신기하셔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먼저 말 걸어 주시고 정말 친근한 분위기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옆에 쪽문으로 마스터가 나와서 와줘서 고맙다고 조심히 돌아가라고 하시기에 내가 또 시즈오카에 온다면 반드시 들리겠다고 잘 먹었다고 말을 건네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로 발걸음을 돌렸다.

 

만약 시즈오카에 자유여행을 가실 분이라면 자리가 비었다면 무조건 방문해 보시라고 적극 추천 드리고 싶다.

코스 내내 전화로 예약을 받으시더라, 가능하면 전화로 예약하시면 좀 더 수월하게 방문을 하실 수 있을 거 같다.

한국에서 저렇게 먹으면 적어도 20만원은 넘게 나왔을 주문내역인데 저렇게 먹고 전부 해서 4,500엔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 나왔다.

미친 가성비와 친절한 마스터, 사모님이 운영하는 쿠루마스시 기회가 되면 다시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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