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스시 record

[광주 스시 오마카세 후기] 광주 최초 엔트리급 스시야 스시 야스라기 디너

Seocoong 2022. 8.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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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스시 오마카세 후기] 광주 최초 엔트리급 스시야 스시 야스라기 디너

- 내돈내산 광주 스시 야스라기 디너 후기

 

샤리가 질고 떡밥이었다.
광주의 아루히가 목표라고 하시는데 가격뿐만 아니라 맛도 아루히를 목표로 해주셨으면 좋겠다.

 

- 세줄 요약 -

가성비 :  3점 / 5점 "싼 가격에 대접받는 기분을 받고 싶다면 크게 말리지는 않겠다."

베스트 : 전어 "굳이 뽑자면 비리기 쉬운 전어가 크기도 큰데 안 비렸다."

워스트 : 한치 "대왕 한치라고 강조하고 주셨는데 떡밥+질겅한 식감은 환장의 콜라보였다."

 

 

좋아하던 라면집인 삼류라멘이 갑자기 사장님 부부의 2세 계획으로 인하여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접해서 슬픈 와중에 지나가다가 누가 봐도 스시야스러운 분위기로 다시 인테리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찾아봤다.

 

24일 오픈 예정 디너 1인 3.8만원 저렴한 가격의 엔트리급 스시야가 드디어 광주에 들어오는구나 하고 1초의 고민도 없이 바로 결제를 했다.

 

오픈 당일 진입하는데 김여사 님이 확인도 안 하고 문을 여는 바람에 차가 좀 다쳐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로 도착하고 언짢은 기분을 뒤로 한채 대기했다.

 

오픈 날이라서 셰프님 지인분들이 화분과 화환을 보내주셨나 보다. 

사진을 찍으면서 커피로 언짢은 기분을 달래며 대기했다.

외관에서 보이듯이 일본어로 야스라기,  평온을 뜻하는데 가게 전반적인 컨셉이랑 잘 어울린다.

 

내부 역시 인테리어도 베이지 톤과 따뜻한 편백나무 다찌를 사용해서 최대한 편안한 느낌을 주고자 하신 게 느껴졌다.

저 다찌가 천만 원 짜리라던데... 부디 빠른 시일 내에 여러모로 개선되어 본전을 뽑으셨으면 싶다.

 

기본적인 세팅에서 돋보이는 점은 접시가 굉장히 특이했다는 점과 소금이나 와사비를 따로 올려 주시지 않았다는 점 정도가 기억에 남았다.

 

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차완무시가 나왔다.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히 기대를 안 하고 왔어야 하는데 오랜만에 먹는 스시라서 신나서 기대를 너무 했던 탓에 처음부터 실망이 좀 컸다.

계란 안에 작은 새우가 하나 들어있고 위에는 튀긴 찹쌀을 곁들였는데 일단 접시 자체가 다른 스시야 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접시의 크기 탓인지 들어간 계란의 양이 모잘라 보였고 덕분에 물 반 계란 반인 느낌을 받았다.

 

첫 츠마미로는 문어와 문어 젤리라고 하시며 내어주셨다.

두족류를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사시미처럼 내어주신 것은 유자 폰즈와 갈아 올린 무 덕분에 입맛을 돋우는 데는 제 역할을 다 했다고 보이는데 문어 젤리는 문어를 안 좋아해서 딱히 큰 감흥은 없었다.

 

츠마미를 한점 먹고 나니 서빙된 선토리 수이 진 하이볼, 전형적인 진토닉의 맛이었는데 봄베이와 비교하자면 향은 훨씬 약해서 회하고도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토닉을 바꿔주시면 단 맛이 좀 더 빠져서 훨씬 드라이 해지니까 회랑 한층 더 잘 어울릴 듯싶다.

 

다음 츠마미로 나온 사시미는 광어, 참치, 잿방어를 시소와 무순 와사비를 곁들여서 내어주셨다.

일단 이 날 처음으로 와사비를 먹었는데 가루와사비를 섞은 듯한 느낌을 조금 받아서 여러번 와사비만 집어 먹고서 사시미를 먹었다.

가격대가 저렴하니까 별 내색은 않고 먹었지만 와사비를 제외하고는 숙성 정도나 기름짐은 애매한 시기임에도 충분히 즐겁게 먹어줄 만한 정도였다.

 

이 가격에 츠마미가 또 나온다는 데에 있어서 좀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이내 충격은 실망으로 바뀌게 되었다.

전복은 딱 적당하게 익혀서 비리지도 않고 식감도 기분이 좋았다.

게우소스 역시도 비리지 않고 내장 향이 기분 좋게 올라오는 정도였지만 문제는 샤리가 사진에도 보이듯이 떡밥이었다. 

 

니기리 첫 피스로는 참돔이 나왔는데 이때부터 샤리랑 네타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있어서 실망을 너무 많이 했다. 

찾아보고 간 바로는 서울 업장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하신 거 같던데 샤리가 떡밥이어서 풀림이 너무 안 좋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네타의 숙성은 적당해서 전혀 비리지 않다는 점이었다.

아마 모 유튜버였으면 네타만 집어먹지 않았을까 싶다.

 

중간에 나온 장국은 미소 본연의 맛을 내어주는 깔끔한 맛으로 평범했다.

 

두 번째 피스로는 광어가 나왔다. 요즘 광어가 비싸다며 내어주셨는데 광어는 평범한 정도였다.

떡밥임을 감안해서 샤리를 적게 쥐어달라고 했음에도 이미 선을 넘어버린 샤리와 네타의 밸런스는 찾을 수 없었다. 네타는 기름짐은 좀 모자랐지만 딱 숙성은 잘했네 싶은 느낌을 받았다.

 

세 번째 피스로 나온 오늘의 워스트 피스 한치, 대왕 한치라면서 내어주셨는데 네타 자체도 맛보다는 식감을 즐기는 네타인데 거기에 떡밥이 어우러지니 이건 뭐... 혼란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피스였다.

 

기대 이상이었으면 바로 사케를 주문했겠지만, 그나마 좋아하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 생맥주가 있어서 실망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두 번째 술로 주문했다.

 

네 번째 피스로 나온 오늘의 베스트 피스 전어, 가을이 한창인 시기보다 사실 전어보다 딱 지금 이 맘때의 초가을 전어가 내 취향인데 크기까지 크고 비린 맛이 없이 전어 특유의 멸치 향만 가득 나서 좋았다.

전어를 먹고 느낀 점은 숙성은 제법 잘하시는 느낌이라서, 샤리만 어떻게 좀 해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다섯 번째 피스로는 금태가 나왔다. 

금태는 아부리를 해서 기름기를 끌어내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생선이다. 떡밥을 잊게 해 줬던 피스였다.

 

여섯 번째 피스로는 아까미(참치 속살)가 나왔다. 보통 즈케(절임)를 해서 나오지만 안 해서 내어보셨다고 하셨다. 

내 생각에는 비릴까봐 안 한 것도 있고 야스라기 간장 자체가 다른 스시야에 비해서 많이 짜고 진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거기에 절이지는 않겠지만 같은 간장을 쓴다고 생각하면 너무 짰을 듯했다.

사진상으로도 느껴지지만 네타의 상태가... 좀 아쉽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아까미 즈케의 산미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입장에서 나쁘지 않게 먹었다.

 

중간에 나온 홍게 고로케, 바삭한 겉과 달리 부드러운 속에 매콤 부드러운 파프리카 소스를 곁들였는데 이게 맥주랑 페어링이 아주 좋았다.

현재는 홍게를 쓰지만 크래미를 쓴 게 맛이 더 좋아서 바꿀까 고민 중이라고 하시더라, 아마 코스트 탓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운영 초창기에만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 피스로 나온 참치 뱃살이었다.

원래 향초 소금을 올려서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오픈 첫날이기에 많이 긴장하셨는지 손님들과 대화하시다가 간장을 올리는 바람에 소금을 올려 한 피스를 더 먹었다.

역시 간장보다는 기름기에는 소금이 훨씬 잘 어울렸고 덕분에 웃기도 하고 한 피스 더 먹었으니 개이득이라고 생각했다.

 

아홉 번째 피스로는 키조개 관자가 나왔다. 

지난번 초밥 태에서 노랑조개가 산미가 과하고 살짝 비린맛이 올라왔던 기억이 있어서 조개류는 달갑지 않았는데 비린맛이 없었다.

 

열 번째 피스로는 아마 아비와 우니를 마끼 형태로 내어주셨다.

김하고 떡밥이 만나니 이건 집에서 질은 밥으로 김밥 말아서 먹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아비와 우니 자체는 역시 코스트 때문에 고가 제품은 아닌지라 풍미가 모자랐다.

 

열한 번째 피스로 사바보우즈시(고등어 봉 초밥)이 나왔다.  위에 살짝 아부리를 해서 기름기를 올라오도록 해서 내어줬는데 떡밥이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시소를 좀 더 넣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열두 번째 피스로 네기토로 후토마키를 내어주셨다.

보통 엔트리급에서 후토마키로 마무리를 하는 이유는 첫째, 크기로 압도해서 사진이 잘 나오게끔 하는 이유

둘째, 모자란 구성에 손님들의 배를 채워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야스라기의 구성은 가격 대비 굉장히 나쁘지 않아서 배는 이미 부른 상태이기에 풍성함도 모자란 네기토로 후토마끼를 내어줄 바에는 네기토로로 다른 피스를 하나 내어주고 모 유명 업장처럼 간뾰마끼로 피니시를 하던지, 아니면 네 기 토로만 넣은 얇은 후토마끼를 내어주는 게 훨씬 나을 듯하다.

네기토로의 맛을 안에 있는 교꾸가 덮어쓰기 해버려서 맛을 즐기기보다는 배를 채우는 느낌의 피스로 이 부분은 좀 많이 안타까웠다.

 

후토마끼와 거의 동시에 서빙된 히모가와 우동, 차라리 이게 인스타용 마무리가 맞지... 얇은 이나니와 우동이 아닌 넓은 면을 쓰는 히모가와 우동으로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큼직 막한 유부와 히모가와 우동면으로 배부르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코스의 끝을 알리는 교꾸도 우동을 한 젓가락 하니 바로 올려주셨다. 

빵이라고 하시면 올려주시던데 정말 식감도 빵이었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교꾸 중에서는 뒤에서 탑이었다. 더군다나 직전에 방문한 스시태의 녹아사라지는 듯한 느낌의 인생 교꾸를 경험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이어서 디저트를 내어주셨는데, 홀 매니저를 맡고 계시는 사모님께서 개업 떡을 준비하셔서 아이스크림과 떡이 나왔다.

떡은 창억의 호박 인절미와 꿀떡을 내어주셨는데 광주 떡집 하면 창억의 호박 인절미인데 선택 잘하신 듯했다.

아이스크림은 흔히 접할 수 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었다.

 

광주에 정말 최악이면서 최고가로 운영 중이 모 업장에 비해서 엄청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기도 하고 처음 생긴 엔트리급 스시야여서 실망보다는 응원을 해주기로 했다.

무엇보다 3.8만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네타 구성이 만족스러운 구성을 보여줬고 샤리만 개선이 된다면 제법 좋은 업장이 되지 싶었다.

 

읽으실지 모르겠으나, 더 발전하셨으면 해서 위에 아쉬웠던 점을 다시 요약해면 아래와 같다.

1. 가장 큰 문제인 떡밥이었던 샤리로 인해서 전반적으로 무너져버린 밸런스

2. 훌륭한 구성에도 임팩트를 남기는 필살기의 부재

3. 와사비의 품질 개선 / 따로 와시비, 소금을 제공해주지 않은 점

4. 후토마키와 네기토로의 분리

 

셰프님의 말씀대로 전 국민 스강신청을 부르는 여의도의 축복 아루히처럼 구성뿐만 아니라 맛도 잡고서 정말 광주의 축복으로 광주의 아루히로 발전해주시기를 바래본다.

 

저렴한 가격에 풍성한 구성으로 대접받는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 하시는 분이나 정말 한 끼에 큰돈을 들이지 않고 스시 오마카세를 경험 삼아 가보고 싶으신 분이 방문하면 돈이 아깝다는 느낌은 받지 않을 것 같다.

 

이미 미들급을 경험했다면 맛으로는 만족하는게 절대 불가능하니 스시 오마카세를 많이 접했다면 크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스시야스라기

광주 동구 동계천로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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